대지에서 솟아올라온 현대 미술의 시공간 |
첨단 기술과 현대 예술이 만들어내는 감각적 이미지
첨단 테크놀로지로 구현되는 기술 미학과 현대 예술이 교차하는 접점에서 건축 디자인에 임해온 장 누벨은 건축을 "공간을 구성하는 기술일 뿐만 아니라 이미지를 생산하는 작업”이라고 규정합니다. 삼성미술관 Leeum의 MUDEUM 2는 그러한 장 누벨의 디자인 프로세스가 가장 잘 구현된 작품입니다.
움푹 패인 대지 속에서 육중하게 솟아난 장 누벨의 MUSEUM 2는 대지 위로 자라난 나무들과 함께 그 형상 자체가 계속 생성되고 있는 현대 미술을 상징하는 듯합니다. 지상으로 올라온 상층부는 유리로 된 외벽과 다양한 크기의 직육면체 ‘전시박스(cube)’를 주 요소로 삼고 있습니다. 자유분방하게 배치되는 이 전시박스들은 건물 내부로는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전시 공간을 체험하게 하며, 동시에 건물의 외부 형태를 역동적으로 만들어 줍니다. MUSEUM 2는 삼성미술관 Leeum의 한국 근·현대미술가뿐 아니라 도널드 저드(Donald Judd),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 등 세계 정상의 현대 미술가들을 망라하는 상설 전시 공간으로 사용됩니다. 관람객들은 로비를 통해 진입하게 됩니다.
전시박스의 재료는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부식 스테인레스 스틸입니다. 녹이 슬지 않도록 처리된 스테인레스 스틸에 녹을 슬게 한다는 이 역설적 발상을 구현하기 위하여 수많은 견본 검토와 테스트를 거쳐야 했습니다. 사물을 역설적으로 바라봄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생성해내는 현대미술처럼 MUSEUM 2는 기존의 생각을 뛰어넘는 재료와 공간을 통해 건물 자체를 도시의 대지 위에 들어선 하나의 거대한 미술품으로 승화시켜 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