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의 르네상스 제9장 중앙집중식 건축양식과 원형의 가치

by mahru posted Jan 0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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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장 중앙집중식 건축양식과 원형의 가치


  사원은 일반적으로 원형이거나 사각형이며 여섯 개에서 여덟 개,  경우에 따라서는 더 많은 각을 가지게 된다. 각은 동심원의 테두리에 자리잡게 된다. 여기에 십자형을 비롯하여 건축가들이 자신의 도면에 적용하고자 하는 여타의 형태들을 부여할 수 있다. 단 건축의 구성이 우아하고, 건물의 각 부분들 간에  적합성과 비례가 자리잡아야 한다. 그러나 다른  모든 건물들이 척도로 삼는 가장 아름답고 규칙적인 형태는 원형과 정방형이다.


  그 점에 대해서는 사원의 구성을 논하며 뒤에서 밝히겠지만,  비트루비우스가 이 두 가지 형태만을 다루며 우리에게 각 부분에  대한 배치를 가르쳐 주고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원형이 아닌 사원에서는 건물 테두리를 이루는 면이 동일한 형태로 여섯 개에서 여덟 개라는 점을 분명히 알 수 있다.
  고대인들은 언제나 건축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던 사원을 건설할 때, 그 관례를 인지하게끔 노력했다. 현재 우리는 고대 신전에서 모신 신을 믿지 않지만 고대 신전의 형태를 그대로 이어 받았다. 우리는 그들과 같은 고찰을 거쳐 사원의  모든 형태 중에서 가장 완전하고 훌륭한 것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이러한 모든  형태 중에서 원형만이 단순하고 일체성이 있으며, 고른 동시에 위엄이 있고, 체적 또한 넓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우리 사원에 운형을 채택했다. 원은 매우 훌륭한 것이었다. 그 이유는 원의 각  부분이 서로 분리됨이 없고 끝도 시작도 없이, 동일하게 전체의 구성에 기여하고 있는 독특한 형태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원의 각 부분은 중심에서 나오는 동일한 길이로 주어지기 때문에 원은 통일성과 무한성, 일체성과 신의 정의를 상징했다. 더욱이 그 응집성과 견고성은 다른 어떤 건물보다도 사원에 필요한 것이었다. 사원은  영원한 신을 숭배하는 장소이자, 도시의 가장 품위있고 뚜렷한 상징이어야 했기 때문이다. 한 가지 더 언급하자면 각이지지 않는 원형은 사원에 특히 적절한 형태이다.


  또한 사원의 본당이 그곳을 찾는 사람들을 수용하는데 필요한 충분한 넓이를 확보하는 데 있어서도 원형은 필요했다. 원형은 동일한 둘레를 가진 다른  어떤 형태보다도 많은 용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 점에 있어 매우 유리했다.


  또한 우리는 교회 건물에 십자형을 부여하고, 발을 표상하는 부분에 입구를 만들고, 그 반대쪽에 제단과 성가대석을 만들 수도 있다. 두 개의 팔처럼  정반대로 뻗어 나오는 두 개의 측면에는 두 개의 또 다른 입구를 설치하거나 혹은 두 개의 제단을 설치할 수 있다. 십자의 형태는 신비스렁누 우리의 구원을 실현시키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가 못박힌 십자형의  슬픈 나무를 표상하기 때문이다. 내가 베네치아의 대성인 조르주의 성당을  설계하는 데 십자 형태를 부여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팔라디오 '건축', 4권, 1570년    도면과 모형  라파엘로의 평면도, 입면도, 단면도(1519)


  어설픈 표현으로 씌어진 텍스트에서, 라파엘로는 입면도와  수직을 이루는 단면도를 동일한 척도로 그릴 것을 권고한다. 그는 치수를 기입하기에 적당한 실측 도면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원근도는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배척한다.


  건축가에게 고유한 영역인 도면을 그리는 법은 그림을 그리는 법과 다르기 때문에 이것을 위해서는 치수를 완전히 알고 건물의 모든 부분을 실수 없이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건축가가 그리는 건물의 도면은 세 가지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평면도로 평면을 그린 도면이고 두 번째는 장식과 함께 외부를 그린 도면, 세 번째 역시 장식과 함께 그린 안쪽 면에 대한 도면이다.


  평면도는 건설될 장소의 평평한 장소를 구획해 놓은 것으로 지면에 닿는 건물 모든 부분의 기초를 그려 놓은 것이다. 이러한 공간은 그것이 입면체일지라도, 평평한 건물로  만들어 건물의 모든 부분을 평면으로 펼쳐서 같은 층위로 표현해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건물의 바닥이 벽과 수직으로 교차되어야 한다. 따라서 건물의 모든 벽은 바닥과 만나서 수직을 이루게 된다. 앞서 밝혔듯 이러한 도면을 평면도라고 한다. 그것은 식물의 밑동이 식물체의 기초부분을 점하듯, 평면도가 건물의 기초를 이루는 공간을 점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것이 둥근 형태이든 사각 형태이든 상관없이 일단 평면을 그리고 나서는 두 번째 도면은, 여러 개의 칸막이 벽들과 몇 개의 층으로 구획을 나누고, 척도에 따라 측량을 하며 건물 전체의 폭을 나타내는 선을 긋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선의 가운데에 직각을 이루는 다른 선을 그어 건물의 한가운데를 표시한다. 폭을 나타내는 선의 양  끝에 바닥의 선과 수직을 이룬느 두 개의 평행한 선을 긋고  높이를 이루는 두 개의 선이 건물의  높이가 되도록 한다. 두 개의 선 사이에 원주의 끝부분, 창사이의 벽, 창문, 파사드에 부여되는 여러 장식들의 치수를 건물 도면 위에 기재한다.


  또한 원주, 기둥(벽면에 덧붙여진 장식용 기둥이나 창 사이의 벽도 포함), 개구부 등도 그려 넣어야 한다. 그리고 나서  측면세 원주, 주두, 아키트레이브 창문,  프리즈, 코니스 등의 높이를 기재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은 건물의 바닥을 나타내는  선과 평행한 선을 그어 만든다. 이러한 도면에서는 (건물의 원형이건 정방형이건 간에) 두 개의 정면을 보여 주기 위해 끝부분에 단축법을 사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건축가는 단축된  형태를 통해서는 정확한 치수를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종류의 일에서는 모든 치수가 완벽해야 하고,  건물의 외관이나 실제의 선이 아니라 평행선을 통해 표시되는 것이  필요하다. 원형 부분이 축소된다고 해도 평면도 위에서는 즉시 알 수 있어서, 원형천장,  아치, 삼각형 부분 같은 것은 실측 데생으로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 도면은 장식이 달린 내부면을 그리는 것으로, 나머지 두 개의 도면과 함께 반드시 필요한 도면이다. 이것은 외부의 정면과 마찬가지로 평행선을 사용한 평면도로  만들어진다.

건물의 중간을 내부에서 보여 주어 마치 중간이  잘린 듯이 보이는 이 도면은 정원은 물론 외부 코니스와 내부의 높이관계, 창문과 입구의 높이, 아치와 원형천장, 혹은 반원형이나 첨두형을 비롯한 다른 모든 종류의 천장도 제시해 준다. 결국 세 개의 도면 양식을 통해 내부와 외부를 포함한 건물 전체의 모든 부분을 세부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것이다. -레오 10세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 골치오 편집, '기록을 통해 본 라파엘로', 바티칸시, 1936년    필리베르 들로름이 파악한 데생과 모형의 유용성과 위험성  10장 

건축가는 자신의 의도를 평면도나 입면도 및 모형을 통해 건물 전체의 형태를 있는 그대로 표현해야 한다.


  나는 왕이나 왕자, 그리고 대제후의 건물뿐 아니라 평민이나  하층민의 건물에서 여러 오류와 과오를 발견했다. 꼼꼼히 계획을 세우지  않고 소홀히 했다는 점. 그들이 짓고자  하는 건물의 형태를 보여 주기 위한  모형을 충분히 만들지 않았다는 점.  더욱이 무지한 자들이 모형을 만들 때 빈번하게 저지르는 기만과 오용에 대해서만 다루더라도 엄청난 분량의 책을 한 권 써야 할 것 같다.


  결국 언제나 그랬듯이 선을 그리거나 도형을 그리는 일에 무능한 모형도와 설계도 제작자들은 화가의 도움을 구하거나 그들의 방법을 따르게 마련이다.  하지만 화가란 치수를 재고 구성하는 일보다는 장식을 하거나 형태에 음영을 넣거나 혹은 색을 입히는 일에 능한 자들이다. 나는 이런 식으로 작업을  하는 건축가와 석공장 모두 모방만  하는 앵무새에 지나지 않는다고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말은 잘 할 수 있지만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가를 모르고 감언이설로 약속해 놓은 말을 결국엔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들이 저지를 또 다른 종류의 엄청난 과오도  목격했다. 이것은 석공장이들이 묘사도를 그리는데에 화가들의 견해에 의존하면서 생겨난 것인데 이들 화가들은 우리가 앞서 말했듯이 자제심을 잃고 자신이 위대한 건축가가 되었다고 생각하고는 주제넘게도 마치  상상속에서 자신들이 석공이나 목공이 된 것인양  석조건물을 만드는 일에 착수하려 했던  것이다. 화가들은 석공들이 말하는 것을 듣는 와중에, 고대나 근대의 몇몇 건물 파사드를 측정하는 것을 보는 와중에, 혹은 몇몇 건축가나 석공장의 지도로 모형을 만들게 되면서 자제심을 잃고 자신들이 세계에서 최고이며 위대한 건축가의 명성을 얻을 만한 재능을 지녔다고 여기게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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